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관련하여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사람들 인식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기 때문에 구조적,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삶의 향상을 위해서는 결국 큰틀에서의 변화가 필요한데, 우리는 아직까지 드라마, TV 프로그램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잠시 바뀌고 마는 게 전부라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렇게 바뀌는 인식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너도 그냥 일자리 한 1년 다녀봐', '이거 끝나면 다른 애들도 못 해봤으니까 너는 이제 집에 가고 다른 애들이 일해봐' 이런 식의 방식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장애인 자체를 대상화하는 흐름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장애인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문제고 우리가 뭐 특정한 병을 가진 환자나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 것처럼, 발달장애인을 특별하다고 다르다고 대상화하는 태도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주 똑똑하고 공부 잘하고 항상 좋은 회사 다니고... 우리가 늘 생각하는 잘난 한 사람이,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 하나를 못쓰게 되어 장애인이 된다면 그런 한 장애인과 태어날때부터 계속 말하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했던 한 장애인들을 구분하고, 같은 장애 유형을 가진 사람 안에서도 또 구분하고 이런 방식이 바뀌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까지 느끼기에는 같은 장애인 안에서도 구분을 많이하는 방식이 있었어요. 그렇기에 이런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20년 동안 제 아이를 키우며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장애를 가진 제 아이를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저도 처음에는 우리 아이를 마냥 불행한 덩어리로 생각을 했다가, 조금씩 조금씩 이제 삶에 적응을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우리 애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사실 '얘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는 건 기존의 틀에다가 얘를 토대로 맞춰보는 걸 수도 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되는 거지 얘가 어디까지 할 수 있다, 얘가 이 정도 외출을 할 수 있을까, 얘가 정도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아이의 능력은 어쩌면 거의 고정되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우리가 많이 좋아지기를 기대하지만 그 기대만큼 되지 않을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아이가 많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큰 틀이 흡수하고 바뀌어 나가는 게 훨씬 빠를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