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용인시 수지장애인복지관에서 지역연계팀 팀장을 맡았고요 현재는 육아휴직으로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18개월 된 루다 아빠 이용선이라고 합니다.
지역 돌봄 체계 마련, 커뮤니티 케어에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추상적이고 거창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조금 더 좁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지역 돌봄을 실천하기 위해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관계성을 시작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복지관에서 약국과 연계하는 복지사업을 하면 약국에서 장애인이 직접 약을 살 수 있도록 약사님과 관계를 형성해 주는 거죠. 그러면 이 사람이 소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소비자로서 역할을 하면 호소가 아니라 그 사람들에 대한 장애 인식이 변화될 거라고 생각이 돼요.
우리 사업장에서 장애인이 소비를 한다고 하면 당사자분들에게 신경을 더 써줄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은 “장애인이기 때문에 미숙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장애인이기 때문에 배려해 주세요”라고 하는데 저는 그 개념은 장애인을 만나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만 옳은 개념이라고 생각이 돼요. 어떻게 보면 사업주 입장에서는 장애인이 소비자 주체가 아닌데 그거를 강제로 강요하는 개념은 인식전환이 상당히 어려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사업주들이 학교 다녔을 때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가져서 배려해달라”라고 하고 “경사로를 만들어 달라”라고 요청하는 거는 오히려 사업주입장에서 손해로 느껴질 수 있어요. 왜냐하면 임대료를 내고 들어간 건물에서 그걸 500만 원 적게는 200만 원씩 들여서 경사로를 설치하던 자동문을 설치한다고 했을 때 장애인이 한 명도 안 올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굉장히 큰 손실일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소비 주체로서 장애인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역에서 소비하고 많이 이용해달라고 요청을 드리고 있고요. 이런 소비행위가 계속 확장이 되면 점점 지역주민의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날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지금 “왜 지역 돌봄이 왜 잘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복지관에서 하는 역할들이 너무 많아요. 복지관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밥을 먹고요. 복지관에서 노래를 하고요, 복지관에서 머리를 깎고요, 복지관에서 취업을 하고요, 복지관에서 커피를 마셔요. 이 모든 것들을 복지관에서 하는 것 자체는 이건 탈시설하고 전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저는 생각이 돼요.
커뮤니티 케어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한 노출 빈도인데 이러한 노출 없이 무조건 복지관에 있다면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이 느끼는 것처럼 우리 동네에는 장애인들이 잘 보이지 않는데 그들이 소비 주체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러면 그분들에 대한 배려는 약해질 거고 지금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분리현상이 오랜기간 유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복지관만 편의 시설이 늘어나고 복지관에서 소비하는 형태만 늘어나게 되는데, 지역에서 당연히 소비가 없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배려가 생기기 더욱 어렵다고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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